





‘플로리다 프로젝트’ : 60년대 플로리다주 올랜도시에 지어진 ‘디즈니월드’와 주변 조성에 관한 건설프로젝트이면서 동시에 집 없는 이들에게 정부보조금을 지원하는 사업
예쁜 색감과 힐링 영화라는 홍보에 제대로 속아버렸다. 동정하지 않아서 더 슬픈 핼리와 무니의 이야기.
결말을 보고 무슨 뜻일까 생각해봤지만 명확한 답을 찾기 어려웠다. 그러던 도중 보게 된 한 리뷰.
"<플로리다 프로젝트>에서 두 가지를 환기시키겠습니다. 이 영화는 어디에서 시작합니까? 젠시가 이사 오면서 시작했습니다. 이때 젠시가 이사 온 곳은 의미심장하게도 ‘퓨쳐 랜드’(모텔이름)입니다. 말하자면 젠시는 마치 미래에서 온 아이처럼 보입니다. 어떤 미래? 무니의 미래에서. 무니의 미래에서 무니를 만나러 제시간에 도착한 아이....왜 그런 가정이 성립하는가라고 여러분이 반문할 수 있을 겁니다. 당신 지금 소설 쓰는거 아닙니까? 성립할 수 있습니다. 여긴 어디입니까? 디즈니 월드입니다. 마법이 이루어지는 곳. 무니가 살고 있는 곳? 매직 캐슬, 젠시가 이사 온 곳? 퓨쳐 랜드. 미래의 땅. 말하자면 이건 정확한 대구입니다. 지금 상황은 정확히 뭡니까? 엄마 핼리가 딸과 헤어지려는 순간입니다. 이때 이 관계를 무니와 젠시로 갖다놓으면 어떻습니까? 미래의 엄마 무니가 미래의 딸 젠시와 헤어지는 순간입니다. 엄마와 딸. 달려와서 무니가 젠시에게 정확하게 뭐라고 얘기합니까? 다시는 너와 만나지 못할지도 몰라. 이건 누구의 상황입니까? 핼리의 상황. 저는 이 장면을 이렇게까지 말하고 싶어집니다. 이건 공간적 이동이 아니라 시간적 이동이다. 이건 일종의 타임머신의 순간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여긴 어디? 마법의 성. 간 곳은 어디? 퓨쳐 랜드.....이때 손을 잡고 뛴 건 무니가 아니라 젠시라는게 핵심입니다. 이게 대답입니다. 있는 힘껏 뛰어서 디즈니 월드의 매직 킹덤 캐슬로 무니를 데려갑니다. 그건 어떤 대답입니까? 젠시는 엄마가 버렸습니다. 두 번 다시 만나러 오지 않습니다. 15살의 무니가 젠시를 낳은 다음 젠시를 핼리에게 맡겨놓고 두 번 다시 핼리를 만나러 오지 않는 상황이 반복될 걸 젠시는 지금 막아달라고 부탁하고 있습니다. 그 액션을 이렇게까지 읽어보고 싶어집니다. “날 버리지 마세요. 다시 한번 시작하세요. 용기를 내고, 그래서 어른이 돼서 당신이 나를 낳으면 이 비참한 매직 캐슬에서 놀이를 하지 말고 부디 성공해서 나를 디즈니 월드 매직 킹덤 캐슬로 데려가주세요.” 아마 이렇게 말하며 매직캐슬까지 뛰어갔을 겁니다. 물론 위탁가정에 가서 무니가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그렇지만 한가지는 분명합니다. 무니가 핼리와 머물면 어떤 기회도 없을 거라는 것. 젠시는 무니에게 한 번 해보세요라고 지금 응원하고 있는 겁니다. 말하자면 젠시가 무니의 손을 잡고 디즈니 매직 캐슬로 뛰어간 이 행위는 정확하게 미래를 위한 도약이며 약속이라고 생각합니다. 미래의 딸 젠시가 미래의 엄마 무니에게 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응원. ‘난 그때까지 기다릴 수 있어요’라는 응답으로 보입니다."
출처 - http://extmovie.maxmovie.com/xe/movietalk/31497818
이렇게도 해석될 수 있겠구나. 무릎을 탁 쳤다.
엔딩이 너무 슬펐다. 우는 무니와 소리지르며 발악하는 핼리.
무니는 학대를 당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모든 위험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어 있었다.
누군가는 핼리를 이해할 수 없다고 이야기 하지만 어쩐지 영화를 보면서 핼리에게 자꾸 마음이 갔다.
핼리는 무니를 버리지 않았다. 스쿠티의 엄마나 젠시의 할머니처럼 잘못을 꾸짖거나 따끔하게 혼내지 않는 것은 분명 무니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잘못되었지만 어쨌든 미혼모의 몸으로 핼리는 무니를 버리지 않았고 버릴 생각도 없었다.
하지만 현실은 어떠한가. 일은 구해지지 않고 결국 무니를 앞세워 불법으로 향수를 팔고 도둑질한 물건을 팔고 심지어 넘지 말아야 하는 선까지 넘어버린다.
핼리를 이렇게 만든 것은 무엇일까 생각해보았다. 답은 뻔하다. 모두가 답을 알지만 여전히 해결되지 못하고 있는 문제, 영화는 그 문제를 담담한 시선으로 풀어나간다.
꿈과 희망을 상징하는 디즈니랜드 건너편에 사는 사람들, 그 중에서도 아이들의 처참한 현실에 영화의 예쁜 색감이 더해져 어딘가 꿈 같은 느낌이 들었지만 이건 분명 현실이다. 그리고 현실은 영화보다 더하면 더 했지 절대 덜하지 않을 것이다. 현실에는 아름다운 색감마저 없을 테니. 마음이 무겁다. 디즈니랜드에 가서도 계속 생각날 것 같다.
무니 역할을 맡은 배우가 상을 받고 수상소감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 상을 이 세상의 모든 핼리와 무니에게 바칩니다. 이건 정말 심각한 문제입니다."